의료칼럼

말 못할 부끄러움, 탈모

작성일 : 2022-08-29 조회 : 1,631
  • 이정기 창원한마음병원 피부성형센터 피부과 교수

    탈모란, 두피를 포함한 전신의 털이 많이 빠지는 상태를 말한다. 체부의 털이 있어야 할 부위의 털이 없거나 부족한 것은 누구에게나 스트레스일 수밖에 없다. 특히 두피의 모발이 많이 빠지면, 사회생활에서의 자신감이 없어지고, 나이가 더 들어 보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

    남성형 탈모는 주로 20대에서 50대 이후까지의 다양한 연령대에서 나타나며, 가족력이 있는 사람에게서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 탈모로 인해 병원을 찾는 이들 대부분 모발이 이전보다 가늘어져서 부드럽고, 힘이 없거나, 이마가 없어진 거 같다고 호소한다. 남성형 탈모는 전형적으로 전두-측두부의 모발선이 후퇴하고 정수리 모발이 짧고 가늘어지는 형태(해밀톤-노우드 형)를 보인다.

    반면에 여성형 탈모는 사춘기 이후에서의 어느 연령층에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40~50대 폐경기 전후 여성에서 흔히 나타난다. 남성 탈모와는 다르게 전두부 모발선이 보존되면서 전두-두정부 모발이 가늘어지는 양상(루드비히 형)을 보인다. 이외에도 탈락하는 모발이 성장기(모발로의 활동성이 왕성한) 모발의 탈모인지, 휴지기(모발로의 수명을 다한) 모발의 탈모인지의 감별이 탈모의 진행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탈모에 대한 검사는 본인 자신이 탈모에 대한 진단을 내리기보다 전문의를 통해 세밀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먼저 탈모의 병력에 대한 정확한 청취가 중요하다. 모발 당김 검사로 빠진 모발이 성장기 모발인지, 휴지기 모발인지를 감별할 수 있고, 더모스코피 검사로 탈모로 진행되는 가늘어진 모발의 비율을 확인할 수 있다. 더 정확하게는 사진 모발도 검사를 통해 생장기, 휴지기 모발의 비율, 성모(굵고 검은 머리털), 연모(색깔이 없고 굵기가 가는 연모)의 비율로 남성형 탈모를 진단할 수 있다. 일반적인 탈모는 두피의 성모가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

    남성형 탈모는 5-알파-환원효소억제제 복용으로 탈모를 유발하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을 억제시켜 탈모를 억제하고 개선한다. 이 약제는 여성형 탈모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나, 가임기 여성에서는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되며, 폐경 전후의 여성에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외에 발모에 도움을 주는 바르는 미녹시딜제를 함께 사용할 수 있고, 꾸준한 저출력 레이저 치료로 모발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좀 더 전문적인 치료로는 두피 주사, 모발 이식 등으로 탈모 부위의 개선이 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탈모가 생기지 않도록 두피를 관리하는 것이다. 여름철에는 자외선으로부터 두피를 보호하며, 습한 환경에 의해 땀과 피지가 모공을 막지 않도록 청결에 신경 써야 한다. 한편, 탈모는 한번 증상이 시작되면 점진적으로 부위가 넓어지는 진행성 질환이므로, 초기 진단과 치료가 우선이다. 탈모 증상이 발견되면, 초기 단계에서 빠르게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 이정기 (창원한마음병원 피부성형센터 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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